자유 직관한 10살 아들 왈 "오늘 인천한테 3:0으로 진짜 호되게 혼났다"
1.
아들 말대로 정말 호되게 혼났습니다
인천 원정은 늘 어려웠지만 이런 결과까지 받아들이기는 힘들었습니다
현장직관한 2천여분의 팬들이나 TV로 지켜보신 팬분들 모두
후반전은 허탈 그 자체였겠지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심뛰한을 부르고, 오오렐레를 한 번도 못해서 아쉬웠다는 아들을 보며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은 더 커지기만 하네요
2.
세상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고 하지요
홈에서 인천선수들은 뭔가 한발 더 뛰는 느낌(제르소...는 두발 더 뛰는 느낌)에 비해
일부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덜 간절한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선수들 모두 간절하고 최선을 다했겠지만,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였습니다.
(어떤 선수는 진심으로 워크에식이 떨어진다는 개인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일요일 경기의 여파가 이번 경기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일(대구/홈)-수(인천/원정)-토(포항/원정)로 이어지는 일정은
가뜩이나 주요선수들의 줄부상이 있는 전북으로서는 그야말로 살인적인 일정입니다.
그런데 그 시작이 좋지 못했지요. 서울전의 기분좋은 승리의 기운을 이어가는 듯 했으나
진 것 같은 대구전 무승부는 원정 2경기에도 영향을 줬을 것 같습니다.
연승을 했다면, 인천전은 분위기가 한층 좋았을 것이고
로테이션을 돌리는데도 큰 무리가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진 것이나 다름없는 무승부가 인천전에 대한 부담을 키웠고....결과는 나빴습니다.
포항전이 더 걱정입니다.
반등했던 분위기는 다시 가라앉았고,
가장 폼이 좋은 송민규는 풀타임으로 제 컨디션이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잇다른 수비실수로 수비진들의 부담은 더 커졌고
일부선수들의 흔들리는 멘탈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휴식을 취한 선수들 또는 출전시간이 짧았던 선수들이 그야말로 한발 더 간절하게 뛰는
포항전이 되길 바라봅니다.
4.
선수들 개개인에게 도전의식과 목표의식을 다시 심어줄 새로운 감독의 역할이 중요해보입니다.
팀의 우승과 상위권 도약이라는 목표보다 선수 개개인의 목표의식이 모였을 때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K리그에서 또는 타 팀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선수들은
이른바 빅클럽 또는 유럽, 중동 등 해외진출을 통해 더 나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전북선수들에게 K리그에서 전북보다 더 나은 대우를 해주는 빅클럽이 있을까요?
또는 해외진출이라는 동기부여가 되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요?
개인적으로 많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은 간절함과 치열함이
눈에 보이지만 동기부여와 목표의식이 부족해 보이는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그런 면이 떨어져 보입니다.
팀에 맞는 전술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어떻게 한발 더 뛰게 하고 1cm라도 더 높이 뛰게 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그런 감독이 역할이 필요해보입니다.
5.
감사합니다. 키작은 어린 아들을 위해 선뜻 끝자리로 자리를 양보해주시고
호리호리하신 몸에도 불구하고 전후반 내내 그 큰 전북깃발을 원정구장에 나붓끼게 하시며
큰 목소리로 응원까지 하신 전북팬분.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다음 직관 때 뵌다면, 음료수라도 한잔 대접하도록 하겠습니다.
직관에 이런 대패는 처음이라
싱숭생숭한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글을 남겨봤습니다.
멀리 오신 직관팬분들 그리고 에그러 여러분들 편안한 밤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