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어제 인천에서 느낀 현장에서 야유하기 어려웠던 이유
어제자 인천 원정 N4에서 직관한 사람입니다
친척동생 구경시켜준다고 데리고 같이 갔어요
인천 경기장은 그나마 최근에 지어진 축구전용경기장 답게
전체적인 경기장 디자인에서 고심한 흔적이 있습니다
제가 느낀 점은,
전체적인 형상이 U자 형태여서
친척동생은 영화 프로메테우스(에일리언 시리즈)에 나오는
비행선 같이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이거)
아무튼 구조적으로 홈 서포터즈석은 U자 지붕으로 덮혀있고
원정석은 천장이 열려있는 구조입니다
이게 별거 아닌거 같은데
자리에 앉아있으면 자연스럽게
홈팀 응원소리는 모이고 울려서 웅장하게 들리고
원정팀 응원소리는 하늘이 열려있어서 응집되기 어려운 구조
그래서 홈 응원소리가 엄청 거대하고 위압적으로 느껴지고
소리가 웅웅 울리는데 그라운드는 더 크게 느껴질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 열기 식지않고 나름 잘 유지됐어요
뭔가 그 웅웅거림에 대항하고 싶은 느낌처럼
제 주변 기준으로는 다들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이번시즌 원정직관 3번(수엪, 서울, 인천)중에도
꽤 인상깊었을 정도로..
그 응원 열기가 1:0 까지만해도 잘 유지 됐는데
팀 급격히 무너지고 2:0, 3:0 되면서 기가 꺾였습니다
근데 그렇게 답답하고 짜증나는 빡치는 경기였지만
제 입장에선 선수들한테 직접 야유할 마음은 안생겼어요
인천 경기장은 선수들 표정까지 다 보이는 가까운 자리라
선수들 답답해하고 힘들어하는게 더 잘보여요
그래서 끝나고 못했다고 야유하고 싶단 마음은 더 안생기고
수고했다고 다음에 잘 하라고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 글들 보다보면 응원보다 채찍질해야되지 않냐
하시는 분들 가끔 있는데.. 그게 얼굴보고 하는건 쉽지 않습니다
원정 따라다니는 팬들도 다들 답답했을거에요
저도 숙소비 교통비 어쩌고 하면 올해 백 이상 돈 쓴거같은데
큰돈 들이고 이렇게 무기력하게 질때마다 속상합니다만은
이 분노의 방향이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들보다는
이 상황을 만든 프런트, 경영진, 디렉터 등등
뚜렷한 감독 선임 프로세스, 철학, 장기계획 없이
이렇게 팀을 만든 사람들에게 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수들도 절실히 뛰고, 지쳐 쓰러질 정도로 불태우는 모습
그런 열정있는 모습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적어도 현장에서는 야유하고 욕하기보단
팬들이라도 아껴줘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그라운드에서 못하는 선수가 있다면
폼이 안좋고 실력이 떨어진 선수를 내보내고
선수 강점에 맞는 전술적인 역할을 못시킨 감코 책임일거고
나아가 그 포지션에 대체할 더 좋은 선수를 못 데려온
프런트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심장이 뛰는 한 지켜준다고 응원하잖아요
그래도 적어도 그라운드에서는 응원해줘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고 슬프고 힘들고 괴롭지만
그럼에도 곧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ps.
인천 숭의아레나는 야간경기 진짜 이쁨
ps2.
에그에서 보고 갔는데
동락반점 진짜 최고 맛집입니다 중국집 goat급
고추짬뽕 + 볶음밥 + 탕수육조합 꼭 드셔보세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