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선수들아 말좀 하면서 그리고 공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뛰자
전주월드컵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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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서로 말좀 하면서 뛰자
정태욱이 공을 약하게 차서 김정훈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세징야에게 빼앗긴 장면에서
정태욱이 김정훈에게 "야 나와!" 라고 소리 쳤더라면
김정훈이 정태욱에게 "빨리 차!" 라고 소리 쳤더라면
그 어느 누구도 벙어리마냥 입다물고 게임하다
정태욱은 "쟤가 나오겠지?"
김정훈은 "쎄게 차겠지?"
서로들 속으로만 생각하다 세징야는 다가왔는데 김정훈은 저 멀리 있으니
본인의 생각과 다른 상황에 몸이 굳어버린 정태욱은 "어?" 하며 김정훈에게 책임 전가 패스를 하고 결국 실점을 하고...
경기장 나가기 전 하이파이브 하면서 "자~ 자~" 만 외치지 말고
필드 위에 동그랗게 모여서 "화이팅"만 외치지 말고
실점한 뒤 모여서 "이렇게 저렇게 하자"만 말하지 말고
실제로 뛸 때 끊임없이 말 좀 하자 선수들아
직관 가서 골대 뒤에 있으면 허구한날 들리는 팬들의 "말좀 하면서 하라고!!!'라는 외침을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공에 대한 책임감을 갖자
내가 패스한 선수에게 상대 선수가 다가오고 있으면 목청 터져라 "뒤에!!!!" 외쳐줘야 하는거 아니냐
공이 내 발을 떠난 순간부터 "이 공은 내 공이 아니니 네가 알아서 받고 알아서 해라"라는 안일함을 버리고
"내 발을 떠난 공이 우리 선수의 발에 닿기 전 까진 내 공 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경기를 하자
선수들아
제발
말좀 하고 공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뛰자
그리고 제발 이젠 좀 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