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K리그 MVP 선정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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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MVP 수상의 다른 면
다만 이청용의 MVP 수상은 한편으로 그 자격 여부를 놓고 K리그에 다소 이상한 선례를 남기게 됐다. 이청용은 2022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은 이래 각종 대회에 걸쳐 가장 많은 43경기에 출전했고 K리그에서는 35경기에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이청용이 울산에서 2020시즌 리그 20경기 4골 1도움, 2021시즌 25경기 3골 1도움을 올린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이청용이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엄연히 공격 자원이라는 것이다.
이청용과 비슷한 역할의 2선 미드필더 출신 MVP 수상자로 2017년 이재성(당시 전북)은 28경기 8골 10도움, 2019년 김보경(당시 울산)은 13골 9도움을 수상하며, 팀성적은 물론 개인기록에서도 이견의 여지가 없는 압도적인 활약을 보였다. 이청용은 심지어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2020년 수상자 손준호(당시 전북, 2골 5도움)보다도 기록에서 처진다. 역할 특성상 공격포인트를 쌓기 어려운 수비수와 골키퍼 포지션을 제외하고, 이청용은 '역대 최저 공격포인트로 MVP를 수상한 선수'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하지만 MVP는 말 그대로 한 해 동안 '그 리그를 대표하여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를 의미하는 것이다. 리더십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팀 공헌도나 팀성적 프리미엄도 결코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누구나 인정할 만한 개인 성적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특히 중요한 경기에서 얼마나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는지 '임팩트'가 필요하다.
과연 이청용의 올시즌 활약상이 누가 봐도 'MVP급'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 냉정히 말해 이청용이 올시즌 개인의 능력으로 경기 흐름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보여줬다고 할 만한 경기는 거의 없었다.
또한 울산에 이청용 말고 MVP급의 활약을 보여준 후보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대표적으로 엄원상은 12골 6도움으로 울산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수립했다. 울산 팀내에서만 따져도 엄원상만이 아니라 레오나르도(11골 4도움), 아마노(9골 1도움), 아담(9골 3도움), 바코(8골 1도움), 골키퍼 조현우(38경기 33실점) 등 객관적으로 이청용보다 월등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선수의 해당 시즌 객관적인 활약상을 평가하기보다 '이청용'이라는 이름값의 상징성이 지나치게 반영되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없다
특히 엄원상은 올시즌 팀 내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결과적으로 이청용 때문에 수상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됐다. 엄원상의 주포지션은 오른쪽 날개로 이청용과 겹친다. 울산이 이청용을 베스트11와 MVP 후보로 강력하게 밀면서, 엄원상은 뜬금없이 공격수로 분류됐다.
두 명까지 수상이 주어지는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은 8명의 후보 중 이미 득점 1, 2위 조규성(전북, 29.91)과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29.01점)이 월등한 성적으로 자리를 예약해놓은 상황이었고, 엄원상은 27.64점에 그쳐서 결국 베스트 11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청용도 이를 의식한 듯 MVP를 수상하면서도 다소 겸연쩍은 표정이 되어 엄원상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청용은 "엄원상에게 미안하다. 이번 시즌 나보다 더 잘해준 게 엄원상이었다. 다음 시즌 엄원상을 도와서 더 멋진 선수로 만들겠다"고 후배를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