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술 연구할 땐 저녁 굶고 해야 답 나와”
https://n.news.naver.com/sports/kfootball/article/023/0003804524
이 감독은 불만이다. “승점 60을 달성하고 60골(실제론 47골)을 넣을 수도 있었다. 상위 팀(34~38라운드)들엔 1승(2무2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2위를 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50점에 딱 1점을 더한 이유는 절반 약간 이상은 했다는 의미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높은 잣대를 들이대기 전 자신에게 먼저 채찍질을 가한다. 그는 저녁을 먹지 않는다. 배가 고파 잠이 오지 않아야 새벽까지 축구 영상을 보며 전술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자도 일부러 불편한 걸 쓴다. 오전 2시에 자서 8시에 일어나고, 사과·양배추·당근을 간 음료로 아침을 먹는다. 업무를 마치고 퇴근한 후에도 계속 축구 영상을 보고 다시 새벽에 잠드는 일상을 반복한다. 그는 “저녁 공복으로 인한 고통을 즐기는 단계까지 갔다”고 했다. 해외 축구를 볼 땐 러닝머신을 탄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데 하나만 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깨어 있는 시간의 90%는 축구 생각만 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그 아쉬움을 선수들이 반복하지 않도록 한다는 게 지도자 철학의 뿌리다. 그는 1998년 부산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 수비수로 한 팀에서만 뛰다 2008년 비교적 일찍 은퇴했다. 스스로 빛을 보지 못한 선수였다고 말한다. 그는 “선수 시절 고(故) 이언 포터필드(1946~2007·스코틀랜드) 등 좋은 감독님도 만났지만, ‘그래도 안 돼’ 등 부정적인 말을 일삼는 지도자도 많았다.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면 선수로서 더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2년 전 광주 감독을 맡았을 때부터 그런 교훈을 실천한다. 선수들에게 “주변에 만약 ‘그만하면 됐다’ ‘괜찮다’ 등 말을 일삼는 사람이 있으면 당장 관계를 끊어라” “안 되는 게 어디 있느냐” 등 정신 무장을 독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