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최영준:자존심은 상했지만 전북에 섭섭하거나 그런 건 없다. ㅜㅜㅜ
하지만 당신은 지금도 포항 엠블럼이 박힌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다.
시즌 종료 후 나는 전북의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이 이야기는 사실 조심스럽다. 내가 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말씀드리자면 나는 기다리는 상황이었고 전북에서 결정을 내려야 했다. 포항은 나를 원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북에서는 내가 애매했던 것 같다. 나를 쓰고 싶기는 한데 감독님이 나를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 내가 애매해졌다.
그래서 다시 포항행을 결심한 건가.
결국 내가 선택했다. 여러 상황을 듣고는 전북에서 내 의견을 물었다. 전북에서 다시 한 번 부딪혀 보겠느냐고도 물어봤지만 그건 좀 아니라고 판단했다. 포항에서 6개월 동안 보여준 게 있는데 다시 작년처럼 돌아갈 것 같았다. 또 6개월을 쉬다가 2020년 여름에 어디로 갈 것 같았다. 내가 살기 위해서 선택했다. (이)수빈이와 맞임대인데 전북에서도 22세 이하의 어리고 잘하는 선수와의 맞임대라 좋은 제안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전북에서 두 번이나 임대를 보냈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솔직히 자존심은 진짜 상한다. 작년에 내가 포항에 올 때 포항은 9위였고 강등권과도 승점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 ‘내가 왔다가 잘못되면 나도 힘들어진다’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뛰었다. 꼭 내 덕은 아니지만 이후 완델손이 물이 올랐고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잘해줬다. 나도 내가 보일 수 있는 기량은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전북에서 다시 임대를 결정하게 된 건 자존심이 상하긴 한다. ‘이거보다 더 잘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했다.
전북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가.
그런 건 절대 아니다. 자존심은 상했지만 전북에 섭섭하거나 그런 건 없다. 나는 전북이 나를 버리지 않았다는 걸 잘 안다. 구단에서는 항상 나를 걱정해 주시고 신경 써 주셨다. ‘뭐 때문에 이럴까’라고 많이 생각해 봤는데 전북에서도 1년 임대를 다시 보낸 건 결국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혼자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나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
아이고 영준아 ㅜㅜㅜㅜㅜ
1년만 더 고생해라ㅜㅜㅜ
내년엔 꼭 함께 클월을 쓸어버리자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