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분석 30R 수엪전 분석 글
10년만에 6점차 대승이라니.. 너무 행복한 하루였어요 ㅎㅎ
전북은 어떤 전술을 활용해서 경기 운영을 했길래 이렇게 큰 점수차로 승리했을까요!!
오늘도 들어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오늘 분석 글도 쿠플 들어가셔서 제가 아래에 적어놓은 시간을 찾아서 같이 보시면 훨씬 이해가 빨리 되실 거 같아요
전북은 이번 경기에서 변형 스리백 전술인 풀백을 비대칭으로 놓지 않고 플랫 442 전술을 사용했다.
상대가 후방에서 빌드업을 할 때
전북 공격수들은 압박을 하기보단 최대한 중앙으로 주는 사이패스 공간을 막으면서 서서히 다가갔다.
20:00 위에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전북은 압박을 하지 않고 상대가 패스를 하기 전까지
움직이지 않고 가운데 공간을 막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줄 곳이 없던 수엪 선수는 사이드로 패스를 주고 그 다음에도 줄 곳이 없어서 결국 롱킥을 차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만약에 저 상황에서 전북 공격수가 공을 향해 달려간다면
상대 미드필더가 프리한 상황이 나올 수 있다.
그러면 상대는 바로 미드필더한테 패스를 주고 패스를 받은 선수는 바로 돌아서서 위협적인 패스를 넣어줄 수도 있다.
저런 상황에서는 공만 보고 무작정 달려갔다간 한 번에 위험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기다리는 게 좋은 방법인데 전북이 잘 준비했던 것 같다.
수원FC는 수비할 때
중앙에 있는 보아텡이나 한국영이 볼을 잡으면
바로 전방으로 위협적인 패스를 넣어줄 수 있기 때문에 공을 잡은 선수에게 달려가기보다는 중앙에 보아텡에게 패스할 공간을 먼저 막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8:37 중계 화면을 보면 지동원 선수가 선수들에게 공간을 좁히라는 제스처를 볼 수 있다.
파란색은 안쪽으로 좁힌 양쪽 윙어
초록색은 높게 올라간 양쪽 풀백
빨간색은 풀백 자리로 옮겨서 스리백을 형성하는 미드필더
02:29 , 11:08 전북은 전반에 24년도에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패턴을 보여줬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보아텡이 스리백을 형성하고 양쪽 풀백 모두 높게 올라감)
초반에 글에서 이번 경기에 비대칭 풀백이 아닌 플랫 442 전술을 사용했다고 했었는데
김두현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양쪽 풀백을 모두 높게 올려서
공격할 때 패스 선택지를 늘렸고, 타겟형 스트라이커가 없었기 때문에
양쪽 윙어가 안으로 좁혀서 짧은 패스를 통해 상대 박스까지
쉽게 갈 수 있는 패스축구를 준비했다.
전북은 이번 경기에 왜 타겟형 스트라이커인 티아고를 경기에 사용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상대 센터백 피지컬이 너무 좋기 때문에
기존에 하던 스트라이커가 내려와서 리턴 내주고 다시 올라가거나 크로스 플레이를 하지 않고
제로톱 형태의 투톱을 사용해서 패스축구로 풀어나갔던 것 같다.
상대 센터백인 최규백은 188cm , 잭슨은 196cm
키가 엄청 좋고 공중볼 경합에도 강점을 가진 두 수비수이다.
티아고도 키 188cm에 좋은 피지컬을 가지고 있지만
원래 하던 패턴처럼 공격을 하면 티아고가 상대 센터백을 몸싸움으로 이겨야지만 패스할 공간이 나오기 때문에
좋은 찬스를 얻는 것이 쉽지않다.
티아고가 피지컬도 밀리고 싸움을 붙이는 건 너무 도박이기 때문에 애당초부터 그렇게 준비하지 않고 제로톱을 준비해서
상대 두 센터백이 가진 장점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수비수 키가 크기 때문에 스피드가 느리다는 약점이 있는데
전북은 이 점을 잘 이용해 후반전에 전병관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pk까지 얻어내는 영리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62:52 , 69:16
그리고 전북은 헤딩을 할 수 있는 타겟형 공격수가 없기 때문에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계속 공략했다.
원래 플랫 442 전술은 수비시엔 두 줄 수비로 정해진 위치에서 공간을 막는 탄탄한 수비를 하지만
공격 시엔 정해진 위치가 있기 보다는 계속 한 명이 침투하면
다른 한명이 그 위치를 커버해주고, 또 침투하면 또 그 빈 공간을 커버해주고.. 이런 패턴으로 공격을 자주 하는 게 플랫 442 포메이션이다.
이번 경기에 전북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박스로 크로스를 올려봤자 헤딩하기 쉽지 않으니
뒤에 있는 선수가 하프 스페이스 공간으로 침투해서 볼을 받고
뒤쪽에 프리한 선수에게 컷백을 내주는 패턴으로 공격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세 번째 골 장면도 이 패턴)
나는 이번 경기에서 보아텡 선수를 칭찬해주고 싶다.
원래 보아텡 선수는 '너무 안 뛰고 수비할 때 적극적이지 않다'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 선수였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위에 글에서 알려줬던 것처럼 풀백 위치로
이동해서 빌드업도 돕고, 수비 시에도 계속 자신이 맡은
상대 선수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고 공격 시에도 공간으로
침투해주고, 중앙으로 위협적인 사이패스도 종종 넣어주고..
내가 본 보아텡 경기중에 가장 좋게 본 경기였다.
마지막으로 최종 정리를 하고 이번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전북은 이번 경기에서 비대칭 풀백이 아닌 양쪽 풀백을 모두 높은 위치로 올려 공격시에 패스 선택지를 늘렸고,
타겟형 공격수가 아닌 제로톱을 사용해 상대 센터백의 장점보단 단점을 극대화 할 수 있게 준비했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보아텡 선수를 다양하게 활용했고,
무엇보다도 교체 타이밍이 적절했다.
이제 스플릿을 포함해서 8경기가 남았다.
제발 앞으로도 이런 경기력으로 꼭 잔류에 성공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