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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지금의 전북으로는 내년 우승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

title: 엠블럼1507261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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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두현이 능력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시간을 주면 개선의 여지가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해서 

항상 기회를 줘야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혼자 설거지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데

뭔가 위화감?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뭐지 하면서 생각을 곰곰이 해보니깐 2가지가 있는데,

 

 

뭐 많은 에그러들도 느꼈겠지만, 

어느새부턴가 코너킥 골과 세트피스 골이 씨가 마를 정도로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올해는 얼마 없는 골들 중에서, 유독 원더골이나 잘 만들어진 골이 많다는 점이

내가 느낀 위화감이었다.

 

 

잘 만들어진 골, 원더골 당연히 중요하다

이는 일관성 있는 전술과 세부전술,

그리고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

팀적으로 멋진 골이 많다는 것은 곧 좋은 축구를 하는 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위화감이 들었냐면

과거 전북의 모습과 다르기 때문이었다

 

 

멋진 축구, 좋은 축구? 당연히 중요하다

축구는 결국 확률의 게임이고

골을 넣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좋은 축구를 하려고 노력하면

경기 수가 쌓이면서 확률에 수렴하기 때문에

우승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골을 좋은 축구를 기반으로 멋진 골으로만 넣어 이기는 팀이..

글쎄

펩의 맨시티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 있기는 할까?

 

 

이정효가 어디 유튜브 나와서 말했지

펩은 그냥 플스 게임 하는 거라고 

내 축구 하려면 얘 필요한데 사주쇼 하면 그냥 사는 거라고

그런 팀은 전 세계에 1~2개 빼고는 없다

 

 

설사 김두현이나 이정효가 펩보다 더 능력있는 감독이라고 해도

결국 구단의 지원이 받쳐주지 않으면, 본인 머리속에 있는 좋은 축구는

100% 반영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환경을 고려하지 못하고 오로지 본인 전술 철학에만 집중하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명장이라 불리던 감독들이 얼마나 많은가

 

 

 

 

 

17년부터 21년까지 우리가 5연패를 할 때 

중요한 기점이 되었던 경기에서 우리가 넣었던 골들을 돌이켜보자

 

3.png

 1. 2020년 울산과의 경기

캡쳐 기가 막히게 했지?

우리의 기희가 통 하고 조현우에게 준 백헤딩을

바로우가 귀신같이 달려가 엄지발톱으로 스쳐서 넣은 골이다

 

 

 

5.png

2. 이것도 2020년 울산과의 다른 경기

1분만에 한교원이 환호하고 있다. 골이 들어갔다

하지만 이 골의 주인공은 사실

 

 

4.png

 이 지점에서 슛을 때린(사실은 낮은 크로스) 바로우다

크로스 궤적 봐라 저게 굴러가서 골이 들어갔다니 믿겨지는가?

정말 어이없게도 데굴데굴 굴러가더니 골이 되었다

바로 한교원이 들이대면서 발을 갖다대는 액션을 끝까지 취했기 때문에

조현우가 거기에 속은 거다 

한교원은 진심으로 발을 대려고 했고, 근데 발에 안 맞아서 어쩌다보니 훼이크가 됐고..

한교원은 지 발에 맞지도 않아놓고서는 저렇게 기뻐한다

 

 

 

2.png

 3. 또 한교원이다

그리고 또 김기희다

김기희가 KBK에게 살인태클을 날리고 퇴장당한 뒤

카메라가 잡지도 않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후다닥 경기를 진행시키더니

냅다 때려서 골을 넣어버린다

 

 

 

6.png

4. 저 일본인을 언급하긴 싫지만 어쩔 수 없다

역시 2020년 경기이다 

중요 포인트는 저 이별한 연인처럼 등을 돌려버린 

윤빛가람의 멘탈과 더불어 1분 남은 경기 시간이다

경기를 1분 남기고 울산은 이미 경기를 던진 상황에서

요리조리 도망다니더니 윤비트 멘탈을 털어버린 후 

기어코 2:0을 만들어 우승 경쟁상대를 심리적으로 무너뜨려버렸다

 

 

 

 

보면 알겠지만 다 중요한 경기였고. 골들의 특징이 있다

 

 

위 골들은 

1. 그닥 멋있지 않거나

2. 잘 만들어진 골이 아니거냐

3. 개인 기량으로 만들어냈거나

4. 상대의 어이없는 실수가 있었거나

5. 경기 시작하자마자, 혹은 경기 끝나기 직전 집중력이 떨어져 있을 때 들어간 골들이 많거나

 

 

이런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니깐,

우당탕탕 우겨 넣고,

어수선할 때 넣고,

혼자 빨빨대다 넣고,

시간대 요상할 때 넣은 골들로

우승 경쟁 최대 라이벌을 탈탈 털어서

우승한 것이다

 

 

 

 

사진 한 장을 더 캡쳐해 보았다

1.png

 (이 경기 언제 누구랑 했는지 제일 먼저 맞춘 사람한테 5천포인트 드림, 만렙이랑 씨앗 빼고)

 

 

 

전반 30분이 되기 전, 3:0으로 이어지는 세 번째 골이었다

이동국이 아크서클에서 멋진 중거리슛을 때렸고

그 슛이 한교원의 발꿈치에 맞고 들어간다

 

 

당시 상대 감독은 저 골이 들어가자 넋이 나가 헤헤 웃고 있고 

상대 선수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 장면이 나오는 와중에

멋지게 슛을 때려 골을 넣은 이동국에게 한교원이 다가가

나 발꿈치 맞았어요~  하면서 뻘쭘하게 웃고 있고 뒤에서 딸기는 헤헤거리고 있다

원정 경기였다

경기는 4:0으로 끝났다

 

 

 

나는 이 표정, 바로 이 찰나가 

전북 왕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순간인 것 같다

상대가 조져지건 말건, 우리는 골에 집중하고

무조건 골 넣는다 이거야! 

 

 

결국 한교원의 스타일이 전북 왕조를 만드는 데 정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징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좋은 축구 사이사이에 껴있는 우당탕탕,

그러니깐 실제로 한교원이 만들어낸 성과들이

결과를 바꾸거나, 혹은 차이를 견고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지난 10년 간 해온 것이다

 

 

그저껜가 있었던 토트넘과 맨유 경기를 보자

난 해축은 잘 모르지만, 하이라이트를 보니 그 경기는 아주 의미있었다

 

 

토트넘이 만든 3:0 스코어에서 잘 만들어진 골이 있었나?

경기 초반 몸이 풀리기도 전에 선수 개인 기량으로 허를 찌르는 골

한 명 퇴장당해 허허벌판이 되어버린 사이드에서 수비 맞고 굴절된 볼을 툭 건드려서 골

코너킥에서 어거지 밀어넣기 골.

 

 

나는 그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북 왕조 시절엔 저런 골이 엄청 많았다 

 

 

원래 강한 사람, 강한 팀, 강한 조직일수록 본질에 집중하고

나약할수록 쓸데없는 주변머리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축구의 본질은 무엇인가? 

골을 넣어서 승리하는 것이다

멋지게 골을 넣으면 2점 주나? 노우 

한교원의 골도 1점이고, 전병관의 바이시클도 1점이다

 

 

2부의 어느 나약한 팀은

축구의 본질에 집중하면 본인들의 현실이 너무 시궁창이라 정신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변머리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응원 소리, 유니폼 이쁜 거, 관중 많은 거, 이달의 선수 등등

그런 것은 본질이 아니다

 

 

김두현은 조금 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아직도 코너킥과 간접 프리킥에서 골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덜 배고프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좋은 축구로 좋은 골을 많이 만들어내는 방향을 지향하되

전북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골 자체에 대해 더 목말라야 한다

 

 

 

그래서 오늘 무앙통과의 경기는 참 뭐랄까

아이러니했다

 

 

문선민을 항상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문선민은 헛발질도 많이 했지만 결국 두 골을 만들어냈다

승리를 가져왔다

 

 

마치 예전 전북 전성기 시절처럼

골 자체에 집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선민은 생각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문선민은 이제 크랙으로서의 가치를 많이 잃었다.

아니, 이제는 크랙으로 분류해서는 안될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롤이 있다

첫째는 후반 조커 역할을 하며 상대가 라인을 올리지 못하게 하고,

쐐기골을 노리는 것

 

 

둘째는 한교원이 가진 골에 대한 집착 집념을 전수받아

승리 자체에 기여할 수 있는 스탯 괴물이 되는 것

 

 

 

김두현은 더 찾아야 한다

한교원 냄새가 나는 선수들

전진우를 찾아냈고, 전병관이 있다

7번은 전병관이 받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전병관은 집착이 있다 패스 줘야할 타이밍에 슛 때려서 날려먹다가

기어코 스탯 쌓는 게 킹받게 마음에 든다

 

 

그리고

전진우같은 선수 두어명만 더 찾아내면 참 좋겠다

 

 

 

한교원을 떠나보내선 안된다. 

플레잉코치 역할을 주면서, 전북을 위해서 본인이 가진 골에 대한 집착을 

후배들에게 전수해 주어야 한다 

이게 없으면 우승 못한다

 

 

전술이나 기술처럼 직관적으로 입힐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정말 큰 그림으로 선수단에게 정신을 심어줘야 한다 

사자 x알 뜯어먹는 하이에나처럼 선수들을 골에 굶주린 하이에나로 만들어야 한다

 

 

울산이 2년 연속 우승을 했어도, 여전히 그닥 강해보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저 골에 대한 집착에 있다.

걔네는 집착이 없다

 

 

김두현은 코너킥과 세트피스, 그리고 쌩뚱맞은 타이밍에 어떻게든 골을 만들어내라

개처럼 비비든 김신욱처럼 꽃게 헤딩을 하든 이동국처럼 면상으로 넣든

어떻게든 그 정신을 심어주라고

그거 없으면 우승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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