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안녕하세요? 열두번째전사 소속 서현민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E석에서 <김상식 감독 퇴진 시위>를 주도했던 열두번째전사 소속 서현민입니다. 기사화된 최철순 선수 관련 이야기와 그냥 제 개인적인 넋두리를 늘어놓고 싶어서 이곳에 글을 남겨봅니다.
우선 경기 전에 최철순 선수가 걸개를 걸고 있는 저희 모임원을 향하여 ‘걸개를 경기중에도 거실 거냐, 내려주실 수 없냐’ 라고 이야기하신 건 사실입니다. 다만 저는 당시에 다른 곳에 가 있어서 직접 듣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경기 전과 경기 중에 걸개를 걸고 김상식 퇴진 구호를 외치는 게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우려가 저희 모임 내부에서도 있긴 했었습니다. ‘김빠지는경기 상실된전술 식견없는감독 OUT’ 걸개를 처음 들었을 때 백승호 선수가 걸개를 보며 손짓하시던 것도 비슷한 맥락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입축구는 브라질 너갱이는 몰상식’ 걸개를 킥오프할 때쯤 철거하였었습니다. 자구가 제일 센 걸개이기도 했고 ‘너갱이는 몰상식’이라는말이 적절하지 않은 거 같다는 의견이 존재했던 것 등이 이유가 될 수 있겠네요. 또한 ‘김상식 나가’ 등의 구호를 경기 중에도 간간이 외칠 계획이었으나, 경기 전 1회 그리고 경기가 끝나고 1회 외치는 걸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모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김상식 퇴진 시위>를 하겠다고 밝히고 나서놓고 구호를 몇 번 외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실망하셨을 분들도 계실 거 같습니다. 저희도 경기 내내 외치고 싶었습니다만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저희를 비롯한 팬분들이 E석에서 구호를 외칠 때 N석에서 날아온 야유와 욕설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김상식 개인에 대한 믿음이 너무도 강력한 사람들의 목소리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저는 딱히 신경 쓰이지 않았고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거기서 외치신다고 잘 들리지도 않는데 정말 할 말이 있었으면 와서 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기 전, 경기 중, 하프타임, 경기 이후 저희에게 와서 불만을 토로하시거나 우려를 표하신 분은 단 한 분도 안 계십니다. (걸개 철거 작업을 하느라 거의 마지막에 경기장에서 퇴장했습니다.)
저희를 비판하고 싫어하시는 분들이 꽤 계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SNS에서 이루어진 저희 모임에 대한 저격글과 저의 대응 때문에 고소대전까지 이어져 어제는 변호사 사무실까지 방문해 변호사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각종 SNS에 저희 모임에 대한 비난글이 올라오는것 또한 이미 인지하고 있습니다. ‘불만 있으면 현장에 와서 이야기하라’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물론 제가 먼저 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글이 작성된 이후 저희 모임 혹은 저희 모임원에 대한 정당하지 못한 비난, 모욕, 그리고 명예훼손이 재발할 경우 모든 법적 조치를 동원하겠습니다.
저는 구단의 주인은 팬들이라고 생각하고 축구를 봐왔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제 친구가 저한테 던졌던 질문이 기억이 납니다. ‘전북이라는 팀이 이기면 너한테 뭐가 좋아서 응원해? 돈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 사실 어릴 적에 이 질문을 받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내놓을수 있는 답변은 막연히 ‘내 팀이니까’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곧 모임 인스타그램을 통하여 공지되겠지만 간담회 추진 결과, 그리고 오늘 새벽에 기사화된 내용 등을 보면 ‘이 팀이 정말 내 팀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내 팀이 아니라면 더 이상 돈 들여, 시간 들여 경기장을 찾고 목이 쉴 정도로 응원할 이유가 없겠죠. (‘돈과 시간 들여 경기장을 찾고 목이 쉴 정도로 응원하는 내가 대단하다!’와 같은 말이 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정말 제가 좋아서, 누가 시켜서가 아닌 제 의지로 했던 일들이니까요.) 부모님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전주성을 오가고, 나이를 어느 정도 먹고선 혼자 다니면서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서저도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참 많은 생각이 드는 밤이었고, 많은 생각이 드는 하루입니다. 짬이 날 때마다 간간이 작성하고 수정한 글이라 글이 조금 어색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리고 저희 모임에 대한 질문 혹은 건의사항이 있으시다면 댓글 또는 쪽지로 받겠습니다.
ps. 저희 모임에 감사하다는 등 응원의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 입장에선 많이 어색합니다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서명에 참여해주셨던 분들, 어제 퇴진 시위에 동참해주시고 도와주신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