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김원일] 김상식 감독과 팬, '전북다움'에서 만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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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원하는 것은 결과 이전에 전북다움이 먼저 아니었을까
나는 왜 전북을 생각하게 됐을까. 그 시작은 지난 6월 전북의 트럭 시위 기사를 보고 난 뒤부터였다. 그래도 작년 리그 우승을 만들어 낸 감독인데 시즌 초반 이렇다 할 경기력이나 전술이 없어서 팬들의 마음을 한순간에 잃게 된 것일까? 리그 2위 팀이던 울산과 승점이 4점까지 좁혀졌을 때에도, 리그 우승을 다투고 있는 중에도 경기장에는 걸개가 걸리며 감독 경질에 대한 이야기가 들렸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이 아닌데, 거기다 3개의 대회가 살아있는 중임에도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을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내가 팬의 입장이 서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전북 현대 팬의 입장에서 한 번 이야기를 풀어보면 어떨까. 어쩌면 그들은 경기력이나 결과보다도 '전북다움'을 외치는 것은 아닐까 느껴졌다. 지난 글에도 썼지만, 내가 전북에 경기를 뛰러 갈 때 가장 크게 위협과 긴장을 느꼈던 것은 다름아닌 전북 팬들의 오오렐레 함성소리였다.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뛸 때 그들은 그라운드를 함성과 응원으로 가득 메웠다. 그들은 그라운드의 안과 밖에서 함께 뛰는 존재였다. K리그에서도 단연 가장 두텁고 끈끈한 팬층을 가지고 있던 팀이니까 말이다. 주말 홈 경기에 평균 관중 1만 명은 거뜬히 채우던 전주성의 12번 째 멤버가 줄고 있었다. 닥공이나 화공처럼 전북하면 떠오르던 키워드도 점점 희미해졌다. 팬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 만한 진심어린 인터뷰도 부족했고, 구단과 프런트의 대응도 소극적이었다. 팬들이 작은 목소리로 애정을 담아 외치던 시기에는 정작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