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예민한 사람 옆엔 덤덤한 사람이 있어야하구나...
엊그제 남사친이랑 기아 vs 두산 경기 봤거든
난 기아 팬까진 아니고 관심있다 이정도인데 남사친은 두산 팬이야
근데 기아가 3대0으로 지고 있다가 8화 말에 3대5로 역전하길래 내가 남사친 엄청 놀리면서 "기아가 이기겠네~ 역전승하겠네~" 이러니까 걔가 "아 너 경기 보지마!" 이러고 암튼 난 겁나 좋아하면서 봤거든
근데 9회 초에 갑자기 정해영-장현식이 연속으로 2점 홈런 내줘서 7대5로 역전 당하고 진 거야
그래서 내가 그 전까진 웃다가 그렇게 마무리에서 불타는 거 보고 "뭐하는 거야?!?! 아니... 해영아 너 프로잖아..!!! 다 이긴 경기에서 이러면 어떡해!! (장현식 나오고 또 2점 홈런 맞음) 아니... 아 왜 그래 진짜ㅠㅠㅠㅠㅠ 야아ㅏ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 얘들아ㅠㅠㅠ 왜 그러는 거야...!!!" 이러면서 진짜 혼자 업 앤 다운 엄청하면서 난리쳤거든...ㅎ
초반엔 나 혼자 ㅈㄹ하는 거 남사친도 웃으면서 놀리다가 내가 경기 보면서 어이없이 졌다고 억울해하니까
"어어 알았어 알았어~ 경기 보지 마 나도 안 볼게 아냐아냐 티비 보지마 내 얼굴 봐 어~ ○○아 경기 말고 나 봐 그래 나 봐 아유 억울해~ 질 수도 있지 두산 선수들도 프로잖아"
내가 이 말 듣고 정해영 장현식 세이브 홀드 잘하는 애들인데 이게 맞냐고 또 찡얼거리면서 난리침..헣
그랬더니 "어 알았어 미안해 미안해 어휴 프로가 저러면 안 되는데 그치? 어어 그래 경기 보지마 티비 보지말고 나 봐 내 얼굴 봐" 이러면서 달래는데
진정되는 와중에 좀.. 설렜음....
경기 보지 말라고 자기도 안 보겠다면서 화면 등지고 계속 얼굴로 화면 가리면서 자기 보라고 하는데 네....
오.... 예민충 옆엔 덤덤충이 있어야 하는 게 맞나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