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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분석 첫경기 김두현이 가져온 트렌디한 전략! 강원전 나노 분석 (김두현 축구의 예고편)

메시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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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긴글인데 클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이 너무 길거나 어려우면 에있는 설명이라도, 그래도 길면 맨 아래 총평만이라도 봐주세요!!!

축구 구조에 대한 설명은 좀 어려울 수 있어서 짤이나 총평만 봐도 충분합니다!

축잘알, 전북 잘알이 되고 싶다면, 두현볼에 걱정과 관심이 많다면 한 번 읽어보도록 하세요!


---------------------분석글 시작----------------------


본 글은 한 명이 퇴장당하기 전 11대 11로 싸웠던 60분까지만 보고 쓴 글이며 

글에서 말하는 8번 6번은 특정 선수의 등번호가 아닌 역할(메짤라, 피보테)을 의미함을 미리 알린다.


목차

I. 들어가는 말

II. 최근 전북의 문제점 2가지와 김두현의 해결방식

III. 경기 짤 보면서 설명

IV. 선수평가

V. 총평


I. 들어가는 말


축구 경기는 ‘막’ 하는게 아니다. 

축구팀들은 각자의 게임모델이 있고 선수들은 그 게임모델을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해 내는 목적을 갖고 플레이한다. 게임모델을 경기에 잘 녹여내기 위해 감독은 경기전략을 세우고 전략에 맞게 팀을 훈련 시킨다. 크게는 우리 팀이 어떤 축구를 할건지부터 우리 팀의 어떤 장점을 활용할지,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어떤 상황을 의도하고 어떤 공간을 활용하고 수적우위를 가져갈지, 어떻게 공격을 전개해 어떤 부분에서 상대를 어렵게 만들건지까지 등이 모두 녹아있는 감독의 전략을 그라운드에서 구현해 내는 것이다. 구단이 추구하는 게임모델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팀의 내부적 정보까지도 필요하지만, 필자는 전북의 코치나 감독처럼 내부자는 아니기에 어제 경기에서 볼 수 있던 김두현 감독의 고민과 해결방식, 의도를 찾아보는 위주로 글을 작성해보려 한다.


단순히 한 장면만 잘라와서 압박 강도가 어떻고 선수가 이렇게 움직였어야 했고 터치가 어떻고 하는 분석은 경기의 전략적 의도를 말하기에 턱 없이 부족하다. 전략적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장면들과 그 장면의 원인과 의도를 전체적 관점에서 생각해 보야아한다. 


본 글에서는 내가 생각했던 최근 전북의 문제점들을 김두현 감독은 어떤 방식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는지 최대한 설명해보려 한다. 


II. 최근 전북의 문제점 2가지와 김두현의 해결방식  


전북은 강팀이어야 한다. 현대축구에서 강팀은 주도하는 축구를 하고 주도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지공에 강점이 있어야 한다. 맨시티 아스날 레버쿠젠 레알 바르사 등 탑팀들은 대부분 그렇다. 지공을 잘하기 위해서는 전통의 바르셀로나 철학처럼 통상 볼을 더 오래 가지는 동시에 우리가 수비하는 시간을 줄여야 하지만, 최근 전북은 좋은 지공과 주도하는 축구를 하기에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었다(글이 길어질 것을 우려해 가장 큰 두 가지만 꼽았다). 


문제1. 지공 시 6번(3선, 피보테) 선수의 부재 (+ 왜 최근 경기에 박재용이 티아고 대신 선발로 나왔는가? 박원재의 전북은 9번 대신 8번을 원했다)


최근 경기들에서 가장 크게 생각했던 전북의 문제점은 6번 역할의 부재이다. 


전북의 스쿼드에서 6번 역할로 쓸 수 있는 선수는 두명 정도이다. 보아텡과 박진섭이다. 하지만 보아텡은 혼자 3선을 담당하기엔 수비적 에너지와 안정성 면에서 불안감이 크다. 또 박진섭 선수는 박원재 체제에서 늘 센터백의 자리를 메우느라 바빴다. 개인적으로 국대급 3선 자원인 박진섭(패스나 시야가 특출나지는 않으나 양발 패스 퀄리티가 비슷하고 원터치로 속도를 살리는 패스와 출구를 찾는 능력, 6번으로서 뭘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있다는 점이 6번롤을 맡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을 올려 6번에 세우기를 바랬으나 대행감독의 특성상 명확한 게임모델을 제시하고 이해시키기보다 급한 불을 끄는 것이 급했을 것이라 이해한다.


최근 전북은 미들라인에 명확한 6번을 두는 대신 이영재와 이수빈에게 돌아가며 8번과 6번을 돌아가며 맡겨왔다. 

하지만 이영재와 이수빈은 8번스러운 선수들이다. 안그래도 6번스럽지 않은데 그마저도 둘중 누구도 명확한 역할을 지정해 맡지 않은 것처럼 애매하게 움직였다. 또 서로 6번 보다는 8번을 하고 싶어하는 듯한 소극적 느낌을 내며 전북은 6번과, 8번을 모두 잃은듯이 경기를 해왔다. 


(아래의 글은 지공시 6번과 8번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작성한 보조글이다)

https://evergreenjb.me/free/34749783

지공 상황에서 6번롤(솔로 피보테에 대한 일반론)에 대한 일반적 이해.6번을 생각하면 보통 부스케츠나 베라티 선수같이 화려한 탈압박을 해내며 볼을 앞으로 배급하는 장면을 떠올리지만...
메시자르 | 2024.05.31


명확한 6번과 8번이 없어 미들라인에 볼을 연결할 수 없던 수비수들은 공을 롱볼로 급하게 처리하는 빈도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6번이 없을 때의 문제점은 상대의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을 6번이 마크맨으로 끌어주지 않기 때문에 수비라인에서 8번까지 연결되는 패스가 성공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 그 결과로 롱볼처리, 조그만 압박에도 공을 잃는 경우, 허무한 턴오버 패스를 하는 경우, 볼이 아래에서만 전개되는 경우들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위의 보조글을 읽어보자). 보편적으로 강팀의 선수들은 수비적 강점보다 볼을 가지고 플레이 할 때 강점이 더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에(일반적으로 영입 기조 자체가 수비적인 선수보다 공격적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영입하는 방향이 보통이기 때문에). 김진수, 이영재 같은 선수들에게는 특히나 경기하기에 매우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여담으로(이 단락 스킵가능) 그렇게 8번 6번 모두가 없는 잠깐동안 조금의 대안이 된 것이 박재용이다. 사실 티아고와 박재용의 박스안 생산성, 위험지역에서 마무리를 가져가는 스킬 등은 비교할 거리가 못된다. 하지만 박재용이 티아고보다 더 우위에 있는 영역이 있는데 내려와서 버텨주고 받아주고 원터치로 흘려 연결해주는 역할이라고 본다. 티아고는 발재간은 있으나 한칸 내려와 상대와 달라붙었을때 발밑의 공을 지켜주고 적절한 타이밍에 연계해주는 장점의 9번은 아니라고 본다.


첨부된 글에 언급했듯 축구는 상대의 골대를 보고 플레이 할 때 위협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8번 6번이 없던 전북은 미드필더들이 앞을 보고 볼을 잡기가 어려웠다(위 첨부된 글에 설명했듯 미드필더가 수비를 달고 아래라인에서 오는 패스를 받았을 때는 공을 앞으로 받기가 어렵고 미드필더보다 높은 라인으로 간 볼이 다시 미드필더에게 리턴으로 올때 공을 앞으로 받을 수 있다. 그림 없이 이해가 어려우니 보조글 참조 하면 좋음). 그래서 부재하는 8번의 대안으로 박재용은 9번에서 미들지역까지 내려와서 볼을 받고 옆이나 앞으로 연결해준 뒤 미드필더들은 미드필더보다 앞선라인에서 연결해준 볼을 앞으로 잡고 공격을 전개하는 장면이 최근 박재용이 기용된 경기에서는 많이 나왔고 상당히 효과적인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이제 첫번째 문제점을 지나 어제 경기에 대한 본격적 얘기로 넘어가보자.

김두현 감독은 현대축구에서 미드필더 진영에서 수적우위와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김두현 감독은 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3241 시스템을 가져왔다. 3241(343)은 펩 과르디올라(센터백의 미드필더화)와 차비 에르난데스(4미들 운용)가 즐겨 사용한 시스템으로 많은 미드필더 숫자(두명의 6번, 두명의 8번)를 놓는 시스템이다. (펩은 포메이션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숫자로 공개되는, 사람들이 라인업의 표현으로써 사용하는 포메이션을 말한 것 같고 실제 필드 위의 선수들이 어떤 포지션을 갖는지 어느 공간에 몇 명이 있고 어디에서 수적우위가 있는지에 대한 실제 시스템으로써 중요성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 개인적으로 해석한다) 이렇게 많은 미드필더 숫자를 확보하면 지공시 미드필더에게 볼이 투입 됐을 때 더 확실한 지배력을 가질 수가 있다.


그럼 3241시스템은  어떻게 미드필더에 볼을 투입하고 공격을 전개하게 될까?


먼저 이 같은 3241시스템은 433의 수비라인 한명을 한칸 위로 옮긴 형태와도 비슷하며 공격 방법도 유사한 면이 있다. 어제의 경기처럼 지공시 3241로 442를 상대한다고 생각해보자(축구 경기를 상상해봐라 참고로 메짤라를 활용하며 지공을 주로 하는 팀이 상대 4백 사이사이에 5명을 배치해 수적우위를 가져가는건 현대축구에서 기본적인 포지셔닝이다). 빨간색 공격수는 초록색 센터백들을 압박하는 동시에 초록색 센터백에서 초록색 6번들에게 볼이 전개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그림 상의 위치를 잡게 된다. 빨간색의 미드필더들 역시 상대 6번들을 맨마킹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초록색의 센터백(스토퍼)은 상대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포켓)에 있는 8번에게 볼을 다이렉트하게 전개 시킬 수 있는 타이밍과 공간이 나오게 된다(8번은 두명의 6번보다 양쪽으로 더 넓게 포지셔닝하는 것이 핵심 그래야 센터백이 다이렉트하게 패스하는 공간이 나온다). 그 패스 공간이 난 순간 스토퍼의 다이렉트 패스로 3241의 공격전개는 시작된다.


어제는 대부분의 다이렉트 패스를 김진수가 맡았고 그렇기에 어제 경기에서 굉장히 중요했던 것이 왼쪽 센터백(스토퍼)로 출전한 왼발 수비수 김진수의 공격퀄리티였다. 김두현 감독은 공격 시 안현범 선수를 올리고 김진수 선수는 센터백으로 내려 백쓰리를 구성하고 공격의 기점이 되게 의도해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고 주도하는 경기를 할 수 있게 구조를 만들었다. 김진수의 플레이가 팀에 얼마나 퀄리티 있는 공격기회를 제공했는지는 뒤에서 다시 후술하려한다.


문제2. 센터백 퀄리티와 활용에 대한 문제점 (정태욱의 활용과 김진수의 퀄리티를 중심으로)


전북은 센터백 활용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빌드업과 수비능력이 모두 부족했고 박원재 대행은 6번보다 센터백이 더 급한 불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박진섭을 6번이 아닌 센터백으로 넣을 수 밖에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글의 본 부분에서는 어제 경기에 출전한 정태욱 선수와 김진수 선수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재익은 평소에도 특별하게 짚을 것 없이 대부분 기능적으로 훌륭했다고 생각하기에)


정태욱 선수에게 가장 크게 지적되는 부분은 빌드업이다. 왜 정태욱 선수의 빌드업은 불안할까? 필자가 생각하는 대답은 볼을 잡아두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패스나 킥 퀄리티가 크게 부족하기보다는 본인에게 볼이 왔을 때 볼을 안정적으로 발 밑에 잡아두기까지의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린다. 하지만 김두현 감독은 대행종료 이후 인터뷰에서 “태욱이와 자룡이는 쓰임이 중요하다... 확실한 장단점이 있고 디테일을 얘기해주면 두 선수의 장점도 쓸 수 있다”라는 인터뷰를 했다. 바로 이어서 오늘 경기에서 김두현은 정태욱의 단점인 발밑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해소해줬는지 설명해보려 한다. 


어떻게 하면 정태욱 선수에게 여유로운 시간을 제공하고 볼을 발 밑에 안정적으로 잡아 놓을 수 있을까?

어제경기 김두현 감독의 답은 첫째로 수비라인에서의 수적 우위였다. 어제 강원도 그렇듯 보통의 팀들은 2톱으로 상대 센터백을 압박한다(가끔 3톱으로 백쓰리를 대놓고 압박하는 구상은 에디하우의 뉴캐슬 데제르비의 브라이튼 말고는 잘 없지 않나 생각한다). 그에 대응해 전북은 백3를 사용해 상대 공격라인보다 한명의 선수를 더 배치해 후방에서 공이 순환시 양쪽 스토퍼에게 시간적, 공간적 여유를 제공할 수 있었다.


(아래의 글은 백쓰리 지공 전개시 빌드업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돕기 위한 보조글이다)

https://evergreenjb.me/free/34749844

보통 센터백들은 원톱이나 투톱에게 압박을 받는다. 3-4-3으로 지공을 하는 팀이 4-4-2 수비를 뚫는다고 가정해보자.상상의 시작은 초록 5번에서 부터다. 초록5번은 빨강 10번...
메시자르 | 2024.05.31



사실 라인업이 공개되었을 때 정태욱을 쓰리백의 오른쪽 스토퍼로 기용하겠구나라는 개인적인 확신은 있었지만, 왼발을 이용한 공격에 능한 김진수를 스토퍼로 기용할지 박진섭을 리베로로 내려 왼발을 잘쓰고 센터백이 익숙한 이재익에게 공격을 맡길지가 궁금했다.



어제의 공격 시 전북의 백쓰리는 매우 퀄리티 있었는데, 가장 필자의 눈에 띄는 것은 왼쪽 스토퍼로 기용된 김진수의 센터백(스토퍼) 퀄리티였다. 필자가 생각하는 어제 경기의 NO.1 활약은 김진수 선수라고 생각하는데 본래 센터백도 아니고 풀백보다는 윙백에 가깝게 커리어를 오래 보낸 선수임에도 리그 수준에 비해 완벽에 가까운 좌측 스토퍼 활약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김진수는 경기 내내 다른 두 센터백보다 조금 앞선 위치에서 대부분의 공격을 담당해주었으며 완벽한 공격퀄리티로 전체적인 팀 공격의 시작을 담당했다.


앞서 참조한 백쓰리의 빌드업 글에서 설명했듯. 일반적으로 백쓰리 공격의 시작은 수적우위와 공간적 자유를 얻은 쪽의 스토퍼로부터 시작된다. 김두현 감독은 정태욱이 센터백으로 있는 오른쪽에서 공격을 전개하기보다 왼발을 퀄리티 있게 사용하는 김진수를 스토퍼로 기용해 빌드업의 시작을 주로 맡기고 두명의 6번 중 오른쪽을 맡은 박진섭을 조금 더 내려 정태욱 선수를 수비적인 역할에 집중시키고 공격적 부담을 덜 수 있게끔 만들었다.


하지만 백쓰리는 후방에 많은 선수를 두는 만큼 양 스토퍼가 다이렉트한 패스를 2선에 공급해 주지 않으면 공이 후방에서만 돌면서 다소 답답해 질 수가 있다. 


그래서 이번 경기의 관전포인트는 왼쪽 스토퍼로 출전한 김진수가 얼마나 다이렉트하게 2선라인에 볼 배급을 해줄 수 있느냐의 싸움이었던 게임이었는데, 김진수는 매우 좋은 퀄리티로 역할을 수행했고 대부분의 유의미한 공격, 전진 장면은 김진수의 패스에서 나왔다.



III. 짤로 함께 몇몇 장면들을 봐보자(쿠플은 녹화가 불가능해 영상은 유튭브 하이라이트에 있는 장면만 짤을 가져올 수 있었다 직접 쿠플 풀경기 시간을 맞춰서 봐봐도 좋을 것).


[18분 20초] 김진수의 8번에 다이렉트 패스로 시작된 공격.







[20분 10초] 정태욱의 2선 직선 패스 이후 볼란테가 볼을 잡고 전환되면서 전진. 상대가 내려선 타이밍에 보아텡이 내려와 볼을 앞을 보며 잡아놓고 공격 전개, 바로 리커버리 후 8번 6번과 프리하게 연계(결과보다 이런 구조가 나왔다는게 중요한거다)까지 이후 상대를 내려앉혀 수비하게 하고 올라온 김진수의 얼리크로스로 공격 끝.







[23분 30초] 전진한 김진수가 앞에서 커팅 후 직접 전진하면서 어시스트. 기능적이 아닌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을 조금 추가하자면 패스 직전 오른발 컨트롤 하나로 앞의 상대 선수를 완전히 속여내며 그 동작 하나로 이영재에게 슛하기에 매우 널널한 공간과 시간을 제공해 줌.







이후 자신감이 완전히 올라온 김진수는 아예 하프라인을 넘어서 공격전개할 각을 본다.

다른 센터백보다 너무 올라와 박진섭이 자리를 메우기도 한다. 자신감이 붙어서 압박이 안오면 그냥 올라가서 6번이 3명인것처럼 플레이 해버리는데 다른 팀들은 김진수를 압박하지 않고 두면 전북과 대등한 경기를 해내기가 꽤나 어려울 정도의 퀼리티이다.


[27분 30초] 재익이 8번롤 수빈에게 왼발 다이렉트 패스. 진수 뿐만이 아니라 쓰리백을 구성하는 선수들이 다들 뭘 해야할지 우리의 목적이 뭔지를 알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공시 해야 할 일은 6번에게 패스를 주고 다시 백패스 받기 반복이 아니라. 6번이 만들어준 공간을 이용해 8번에게 다이렉트 패스를 넣는 것이고 6번은 그 다음턴에 8번에게 리턴을 받아 앞을 보고 공격을 전개하는 하나의 패턴, 약속인거다. 


[29분 50초] 미친퀄리티(왜 미친 퀄리티인지 설명 : 김진수 본인의 앞 공간에 대한 드리블로 상대 윙이 이수빈에게 가는 패스를 막을지 전병관에게 가는 패스를 막을지를 택해야 하는 상황을 강제했고 이수빈을 막기 위해 중앙으로 좁혔음에도 불구하고 그 조금의 타이밍에 강하고 정확한 패스로 그 사이에 다이렉트한 패스를 넣었다 이게 백쓰리 스토퍼가 가져야할 빌드업 퀄리티라는 것이다) 사이 공간패스로 메짤라에게 다이렉트 연결 이후 박진섭이 앞을 보고 볼을 잡음. 또 말하지만 결과가 중요한게 아니라 6번 박진섭이 어떻게 압박에서 자유롭게 나와서 볼을 앞을 보고 받아 편하게 지공을 전개할 수 있는 구조가 되었나를 보는게 중요하다. 축구는 그냥 해서 결과를 내는 게임이 아닌 약속된 과정으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임이다. 그렇게 축구를 분석적으로 보면 축구에 더 재미가 붙을것이다. 유럽 지도자 과정은 이런 빌드업 과정, 형태들이 실제로 교과서처럼 세분화되어 다 정리가 돼있다.







[37분 30초] 또 나온 스토퍼의 퀄리티. 공간에 대한 드리블 이후 윙에 중앙을 막을건지 사이드를 막을건지 강제하는 것인데 막기 전에 퀄리티있는 다이렉트 패스. 하지만 8번의 터치미스로 아쉬운 턴오버.

이정도 장면들을 찝어보면 전북이 지공 전개시 어떤 의도를 가지고 경기했고 선수들은 기능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양민혁의 미친골로 김진수가 어쩌고 하지만 그건 공격수가 너무 잘 한거고 그냥 김두현 체제의 핵심은 김진수 확정이라고 본다. 저 앞 뚫려있는 공간에 드리블 하는게 그렇게 쉬운건 아니다. 타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아마 K리그 스토퍼 중엔 김영권 정도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모두가 프로 레벨의 선수들임에도 각자 자기가 즐겨하는 플레이와 꺼려하는 플레이들이 다 있다). 김진수가 왼발을 퀄리티 있게 사용하고 저렇게 움직일 수 있는 스토퍼로서 기능이 가능하다는 점 자체가 감독과 팀의 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실제로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본인이 직접 축구가 재밌었다고 말했다. 농담이 아니라 축구가 재밌을만 했다. 어제 김진수는 그런 축구를 했다. 퇴장으로 인해 경기결과는 아쉬웠으나 내가 보기엔 그냥 존나 잘했다.


https://m.sports.naver.com/kfootball/article/450/0000103636


IV, 개인평가

이제 아래는 경기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적어본 몇몇선수에 대한 간단한 감상을 적고 총평을 하면서 글을 마치려 한다(아래의 단점들도 아직 첫 경기인만큼 개선의 여지가 차고도 넘친다).


전병관

개인적으로 보기엔 아직은 이제 막 성인팀에 올라온 티가 나긴 한다. 18분 18초 수빈이 볼을 받았을 때 병관이는 상대 센터백과 오른쪽 풀백 사이를 침투하려는 의도를 가졌다고 했다고 해도 터치라인쪽에 넓혀져 있어서 그때 사이로 스타트를 끊는다던가 해서 받아줬어야 했을 것 같다. 굳이 지적할 거리는 아니지만 이런 시스템에서는 윙의 포지셔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전병관과 안현범 선수의 포지셔닝에 대해 한번 생각해봤다. 


안현범

 의도된건지는 모르겠으나 안현범 선수의 위치가 시스템에 비해 많이 자유롭긴 하다. 결과론적인 장면에서 안현범 선수를 아쉽다고 하는게 아닌 경기를 쭉 보면서 느꼈던 3241시스템적 관점에서 기본적으로 그 공간을 일관성있게 먹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전북이 수비시에는 오른쪽 풀백을 봤기 때문에 중앙 움직임 아예 버리고 오른쪽 채널링만 하는게 본인의 체력상으로도 더 낫지 않을까 생각도


보아텡

올시즌 보아텡이 발을 덜 맞췄고 외국인이다 보니까 좋은 자리에 있어도 볼이 좀 덜 가는 것 같은 느낌은 있다. 기본적인 수비 에너지나 상대 선수 움직임보고 바로 따라가는 기동력은 더 개선이 되긴 해야한다. 


이수빈 

그냥 전형적인 8번답게 너무 너무 잘했는데 꾸준히 느끼는건 본인이 너무 많은 걸 하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올 시즌 안정된 6번이 없어서 그럴 수 밖에 없기는 했음)이다. 이제는 6번을 조금 더 활용하면서 경기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6번이 해결된 만큼 8번이 더 돋보일 수 밖에 없던 경기였고 이정도의 잠재력이 있을지 몰랐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해서 정말 감탄하면서 봤다.


V. 총평

K리그 분석글을 써보는건 처음인데 유럽축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집중하고 분석하며 경기를 보는게 너무 재밌었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경기를 딱 한번만 봤는데도 어떤 축구를 하고 싶은지, 명확한 개선점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들이 눈에 확 보이는 경기였다(내가 좋아하는 축구 스타일이라 더욱).


김두현 감독은 강원전을 준비하면서 본인의 게임모델을 완벽히 이해시킬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3241에 대한 아이디어 공유 정도(압박에서 자유로운 센터백이 어떻게 공격을 시작해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강조)만 제시하지 않았을까 싶은 시간인데도 이 정도의 개선이 된다는건 확실히 선수 수준들이 다 높다고 생각된다. 높은 연봉을 받을만 하다고 느꼈다. 다들 진짜 잘 한다고 느꼈다..


확실히 공부를 많이 하는 감독이라고 느껴지고 기대가 굉장히 많이 된다.

조금 걸리는건 본인만의 코치사단이 없다는 점인데 빨리 마음 맞는 사람들 찾아서 새로 개편하고 구했으면 좋겠다. 


전북의 다른 문제점들이나 강원에 대한 조금의 분석, 전북의 수비시 4141 전환에 대해서도 3241과 연관지어 얘기할만한 게 조금 있지만 이미 너무 길어서 아무도 안볼 것 같으니까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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