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추억 얘기들 나온 김에 아재들 라떼 좀 풀어봅세
나 우석고 출신인데, 당시엔 그 동네 아파트 없어서 교실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 짓는게 다 보였음.
쉬는 시간에 심심하면 창 밖으로 저 경기장에서 월드컵하고 전북 선수들 뛰는거 상상하며 흐뭇했지.
아, 학교 앞 책방 사장형님이 MGB였는데 우리 학생들 종합경기장으로 주말에 많이 끌고 갔었어.
그러고 새경기장 들어왔는데 진짜 벅차고 너무 신기하고 내가 부자가 된거 같더라.
허나 여전히 승점 자판기... 경기장은 정말 썰렁...
'이 좋은 경기장 1층만 채우는것도 이렇게 힘든가... E석과 N석 반절 채우는 것도 이렇게 힘든가'했음.
타지역으로 대학을 가게 되어서 타지역 붉은악마 활동을 했는데, 전북팬은 나 하나밖에 없고 그놈의 수원팬들은 득실득실...
모이기만 하면 지들 서포팅하며 타팀팬들 진짜 개무시. 장담컨데 진짜 진짜 거만하고 위세가 하늘을 찔렀음.
진짜 나중에 저놈들 좀 밟아서 통쾌하게 찌그러트리는게 소원이었음. 허나 수원이, 삼성이 망할리가 없었지. 절대로.ㅜㅠ
근데 어느 순간부터 이놈들이 망해가고 이놈들만 만나면 전북이 3골씩 넣으며 이김.ㅋㅋㅋㅋ
우승도 우승이지만 이놈들 매번 때려잡을 때마다 세상이 바뀐게 절실히 느껴짐.
(너무 통쾌한게 그 당시 위세떨던 수원팬 몇 놈들은 나중에 일베가 되더라고. 싹수가 그랬던거지.)
구단 정말 많이 컸어.
지금은 수 년째 E석에서 라면 먹고 고함지르며 축구 보는 아재지만, N석을 바라볼때마다 놀랍고 뽕도 차오른다.
N석이 좀 빈날엔 '얘들이 시험기간인가... 개강모임하나... MT시즌인가...' 걱정(?)도 하고.
예전엔 90분 내내 N석에서 고래고래 욕만하다 가는 사람도 꽤 있었는데, 지금은 좀 멋지더라고.
특히 수원원정을 홈으로 만들땐 난 갠적으로 매번 전율이 느껴지더라. 오오렐레도 난 수원에서 하는게 제일 통쾌했어.
우리도 수원애들 반면교사 삼아서, 잘 나갈때 마음 잘 쓰며 진짜 명문팀으로서 모범적인 행실을 계속 보여줬으면 좋겠어.
타팀팬들도 달래주고(?) 성적뿐만이 아니라 문화로도 존경받을 수 있는 전북이 되었으면 좋겠다^^